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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고기 Japan : 2006 : 116min : 35mm : Color : 구수연


 깻잎장아찌를 기막히게 잘 만들던 어머니는 기침 몇 번에 돌아가셨어요. 고아가 된 형제는 서로 떨어져 자라게 되었지요. 형은 서태지를 닮은 청년이 되어 TV 요리 대결 프로그램에서 일찌감치 유명인이 되었고, 동생은 강타를 닮은 청년이 되어 곱창 요리의 대가 '한노인'의 조련 하에 그저그런(하지만 깻잎 장아찌만은 기가 막히게 잘 만드는) 요리사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소고기를 요리하는 형제의 만남은 예정되어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형은 자신의 영업에 방해가 되는 동생의 가게에 해꼬지를 하러 쳐들어가죠. 그게 동생의 가게인 줄은 꿈에도 모르고 말예요. 그런데 때마침 한노인이 '생애 최고의 곱창구이'를 만들고 돌아가셨습니다. 동생은 분노합니다. 자신에게는 이수만 씨와도 같은 한노인이 돌아가셨으니까요. 결국 그는 서태지 청년과 요리대결을 하게 됩니다. 그가 형인 줄은 까맣게 모른 채로요.

 요리대결에서 서태지 청년의 깻잎장아찌를 먹은 동생은 그가 자신의 형임을 눈치챘어요. 형이 요리대결에서 일부로 져주었다는 것도요. 물론 '귀'로 곱창을 구우라는 한노인의 조언도 승리에 한 몫 했지만요. 하필이면 대결 중에 그 뜻을 깨달았지 뭐예요(얄궂어라~). 어쨌든, 동생은 형을 찾아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형은 이미 세트장을 빠져나간 뒤였죠.

 얼마 뒤, 동생이 형을 찾은 것은 강변의 허름한 불고기 노점에서였어요. 마침내 재회한 형제는 시시껄렁한 농담을 주고받습니다. 그리곤 한바탕 웃어버렸죠.

 어때요, 만화 같은 이야기죠? 그러니 상관 없어요. 이야기가 곁가지를 뻗어 프레임 밖으로 나가버리든, 의미없는 미쟝센이 삽입되든, 편집이 두서없이 끊겨버리든. 어차피 웃어버리고 말면 그만 아녜요? 마지막 장면에서의 형과 동생처럼요.

 아, 썰렁했다구요?

 "그렇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