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722 부분일식 5분차(;;) 중계

수양록 2009. 7. 22. 10:26 posted by 주말수염반장



09:52

일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열 시까지가 출근 시간이라, 길 위에 서서 찍었어요;;
아래쪽에 보이는 점들은 먼지입니다;;
'조리개 열고 배경 날려 찍으면 안 보이니까' 하면서 청소를 미뤄두었더니, 오늘 같은 날에 들통이 나게 되네요.






10:02

지난 번(2007년 3월 19일) 일식 기록입니다. http://leoniscore.tistory.com/14
지난번의 정점에서 가린 정도가 지금 가려졌네요.





10:37

아악, 직장 어르신 눈치 보느라 못 나간 사이에 엄청나게 많이 가렸어요 ㅜ.ㅜ







10:57

일식이 거의 정점에 달했습니다. 이번에 서울 지역에서는 태양의 78.5%가 가려진다고 합니다.







11:10

태양이 제 꼴을 되찾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부분 일식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의 주위는 얼마나 어두워질까요?



11시 09분에 일터 옥상에서 바라본 롯데월드입니다. 어두워졌다는 것을 거의 느끼기 힘듭니다.



11:11


11:13




11:49

구름 탓으로 잠시 동안 관측을 할 수 없었습니다. 구름이 잠깐 걷힌 사이에 촬영한 사진이에요.
일식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촬영을 도와준 녀석들입니다. 지난 번 관측 때의 '빛 먹은 필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입니다 ^ ^;;
70-200렌즈에 77mm CPL 필터를 물리고, 62mm ND8 필터는 손으로 들고 렌즈 앞에 댄 채로 촬영했습니다;;
그래도 눈이 몹시 부셔서 고생을 했어요. 다음번에는 뷰파인더 쪽에 '빛 먹은 필름' 같은 것을 대 볼까 생각했습니다.



19:45

잠시 개에게 삼켜질 뻔했던 태양이 노곤한 몸을 누이러 지평선 아래로 향합니다. 이윽고 죽음의 형제인 밤에게 자리를 내 주겠죠.



solar eclipse in Korea

'해'는 동음이의어일까, 다의어일까?

수양록 2008. 10. 16. 13:05 posted by 주말수염반장

중학교 1학년 2학기 생활 국어 교과서를 보다가 의아한 점이 있어서 질문합니다.

교과서 92~93쪽에 다음과 같은 '활동' 란이 있습니다.




활동 2 다음 밑줄 그은 낱말의 뜻을 생각해 보자.
1) 밑줄 그은 '해'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 (밑줄 대신 따옴표로 표시하겠습니다.)

이제
저녁 노을 너머로
'해'가 지네요.
어둠의 사자가 서서히 다가오면
이 '해'도 다 가게 되겠지요.
이 '해'의 마지막 '해'를 보니
내 마음은 설레네요.

-이 시에서는 '태양'을 의미라는 '해'와 '1년'을 의미하는 '해'가 같이 사용되었지만, '해'의 의미를 혼동하지 않고 올바로 파악할 수 있다. 이것은 문맥 속에서 의미를 이해했기 때문이다. 만일, '해'라는 낱말이 홀로 쓰였다면, 이 낱말이 '태양'을 뜻하는지, '1년'을 뜻하는지 올바로 알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와 같이 동음 이의 관계에 있는 낱말은, 문맥이나 상황을 고려하여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인용한 부분에 따르면, '해'는 동음 이의어입니다.

그런데 '표준국어대사전 편찬 지침 1'에 따르면 '한 표기에 하나 이상의 의미가 대응될 경우 두 가지 처리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하나는 표제어를 달리해서 의미를 구분해 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의 표제어 아래 뜻풀이 번호를 달리해서 구분해 주는 것이다. 전자를 동음이의어로 처리한다고 하고 후자를 다의어로 처리한다고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은 '해'의 동음 이의어를 18개로 구분했고, 그 중 '해01'에 대해 이렇게 풀이하고 있습니다.




해01
[Ⅰ]「명사」
「1」‘태양02「1」’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
「2」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동안. 한 해는 열두 달로, 양력으로는 365.25일이고 음력으로는 354일이다.
「3」날이 밝아서 어두워질 때까지의 동안.
[Ⅱ]「의존명사」
((주로 고유어 수 뒤에 쓰여))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동안을 세는 단위.





중학교 1학년 2학기 생활 국어 교과서에서는 '해'를 동음 이의어로 보고 있는 반면,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같은 어휘를 다의어로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교과서 쪽의 잘못인 듯합니다. 이것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라는 질문을 국립국어원 온라인 가나다에 올려 놓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예전 답변을 검색해 보니 이렇다.




안녕하십니까?

동음이의어와 다의어는 서로 상대되는 관계가 아닙니다. 따라서 동음이의어로 분류할 수 있으면서 경우에 따라 다의어로도 분류할 수 있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문의하신 ‘해’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1) 태양을 나타내는 ‘해’와 연도의 단위를 나타내는 ‘해’가 음이 같은데 뜻이 다르다는 특성을 중심으로 분류하자면 ‘해’는 동음이의어입니다.

2) 하지만 하나의 단어가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특성을 중심으로 분류하자면 ‘해’는 다의어입니다.

그런데 교과서 99쪽에서는 동음 이의어와 다의어를 '구별'할 것을 요구한다. (활동 4 '동음 이의어와 다의어를 구별해 보자.')

안녕하십니까?
일단은 ‘태양’을 뜻하는 ‘해’와 ‘1년’을 뜻하는 ‘해’를 어떤 이유로 동음이의어로 처리하고 있는지 학교 교육 과정을 기준으로 그 근거를 찾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다의어에서 일부 의미가 원래의 기본 의미와 아주 멀어졌을 경우 그것을 아예 동음이의어로 간주하는 일이 있기는 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명사 ‘해’에 대하여 1) 태양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 2)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동안으로 풀이하고 있는데, 이는 ‘해’를 다의어로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론적 견해에 따라서는 앞의 1)과 2)를 아예 다른 의미로 간주하여 ‘해1’과 ‘해2’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이미 그 의미적인 관련성이 멀어졌다고 보아 ‘해1’과 ‘해2’를 동음이의어로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다의어와 동음이의어는 어원뿐 아니라 의미적 관련성을 기준으로 구분할 수도 있습니다.

교과서 104쪽의 '이 단원을 마치며' 란을 보면, '동음 이의어는 뜻이 다른 별개의 낱말이기 때문에 사전에는 따로따로 올리며, 다의어는 하나의 뜻어서 관련되어 확장된 것이므로 한 낱말로 사전에 올린다.'라고 씌어 있다. 교과서 역시 사전을 기준으로 동음 이의어와 다의어를 구분함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해'를 다의어로 보는 것이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중학교 1학년 2학기 생활 국어 교과서에서는 그것을 동음 이의어로 가르치고 있다.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
 몇 년 전부터 급속히 인기를 얻은 베트남 쌀국수. 하지만 '국수'임에도 불구하고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 손을 덜덜 떨리게 만드는 가격 때문에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한 그릇 값으로 두 그릇도 문제 없습니다!(두둥-!)

 경희대 앞에 "포보"라는 쌀국수 전문점이 생겼습니다. 아시다시피 '포'는 베트남 쌀국수인데, 그 중 쇠고기를 얹은 것을 '포보'라고 한답니다(닭고기를 얹으면 '포가'). "포보"에서는 '포보'를 3000원(레귤러. 라지는 4000원)에 즐길 수 있습니다.

 우선 입구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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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회기역 1번 출구로 나오셔서 경희대행 마을버스를 타고 정문 앞에서 내린 뒤 길을 건너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10미터 밖에서도 냄새를 맡을 수 있거든요. 발을 허공에 띄운 뒤 냄새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팔랑팔랑(혹은 흐느적흐느적) 날아가서 왼쪽의 유리문을 열고 지하로 내려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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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하는 곳과 빈그릇 놓는 곳이 보여요. '선불'인 요금을 치르고 조금 기다리면 쌀국수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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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귤러, 3000

  면과 숙주가 그릇 바닥을 사이 좋게 나누어 앉아 있는 위에 소고기가 듬뿍 얹혀 있습니다. '극악의 매운 맛'이랄 수 있는 베트남 고추 대신 청양 고추가 들어 있네요. 뒷쪽에 해선장과 칠리소스가 보입니다. 해선장을 많이 뿌리면 느끼해지고, 칠리소스를 많이 뿌리면 콧망울에 땀이 맺힐 정도로 매큼해지니까 조금씩 맛을 보아가면서 넣는 게 좋아요. 국물은 담백하게 즐기고, 단무지를 담는 그릇을 하나 더 챙겨서 소스를 뿌려둔 뒤 소고기에 찍어 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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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묘한 중독성이 있어서 자주 찾게 됩니다. 아쉽게도 실내 사진은 없지만, 혼자 먹기에도 좋은 구조로 되어 있어요. TV도 두 대나(!) 있어서 드라마와 뉴스 간의 갈등을 해소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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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보"의 규칙(사진을 클릭하시면 '초콤' 커집니다.)

  두 번째 사진에서 보셨듯, "포보"는 셀프 서비스 식당입니다. 다 드시고 난 뒤 그릇은 '빈그릇 놓는 곳'에 놓아 두시면 됩니다.

  혹시나 궁금해 하실 분들을 위해 라지 사이즈의 포보 사진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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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지, 4000

 

TV만 보고 있다간 얼굴 없는 사람이 되고 말 거예요!

수양록 2007. 10. 11. 20:41 posted by 주말수염반장

 추석 연휴가 끝나고 많은 스타들이 양산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사람들에게 공통의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줬다.
 "동안 선발대회에서 1등을 한 그 사람 말이야-"
 라는 식의 대화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팀 버튼의 영화 <빅 피쉬>에서 거인 칼은 서커스단의 단장과 계약을 한다. 사장은 묻는다.
 "불공정 계약이라는 말 알아?"
 물론 칼은 그런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군소리 없이 단장과 계약을 한다. '거대한 몸집'이라는 선천적 볼거리를 단장에게 헐값으로 팔아버린 것이다.

 방송국이 하고 있는 일이 서커스 단장과 다를 것이 무언가. 그들은 자신들의 상행위를 위해 일개 시청자였던 이들이 가지고 있던 볼거리를 헐값에 사들인다. TV스타가 된 이들은 얼마간 다른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가 이내 잊혀지고 만다. 잠시동안의 TV스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다음 해 추석 연휴에 새로 태어날 TV스타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주는 것 뿐이다.

 빌어먹을 방송사들이 시청자의 삶에 틈입한다. 시청자에서 출연자가 된 이들은 한동안 어리둥절한 기분으로 TV에 출연한다. 관심은 몇 달쯤 지속되고 가끔씩 인터뷰 요청도 들어온다. 그리고 곧 잊혀진다. 다음 연휴에 방송국의 섭외작가가 머리를 긁적이며 전화를 건다.
 "이제 당신의 자리를 넘겨줘야겠는 걸요."

 거인 칼은 에드워드 블룸의 장례식에 찾아온다. 칼의 덩치는 에드워드 블룸의 이야기에서만큼 크지 않다. 이야기는 과장되기 마련이다. 더 많은 사람을 속이기 위한 이야기는 더 그럴싸해야 한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이야기 속의 사람처럼 될 수 있을 거란 거짓 희망을 품게 하는 것도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데에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연휴 내내 리모콘을 손에 쥐고 있던 대다수의 사람들이 품게 된 거짓 희망을 당신도 품겠느냐는 것이다. 세상에는 더 멋진 이야기가 널려있다. 그것들은 당신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희미하게 당신을 부르고 있다.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라. 당신의 연휴는 조금 더 행복한 꼴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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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만 보고 있다간 얼굴 없는 사람이 되고 말 거예요!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 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그 얼굴만 보아도 어떤 사람일지를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치밀한 묘사를 선보인다.

  처음 그의 만화를 접한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마스터 키튼"이라는 탐정물. 동경하는 사람 하나쯤 마음속에 품고 있을 나이인 그 때에 내 마음 속의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은 엉뚱하게도 마스터 키튼, 그였다. 그래서인지 내 눈은 어느 새 만화 속의 그처럼 항상 졸린 눈을 하고 있게 되었다.

 다음에 섭렵한 작품은 "몬스터". 요한이 뒤늦게 찾아간 주인공에게 남겨놓는 메세지 하나하나는 내게 어떤 묘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다. 이 만화를 통해 나는 말의 무서움을 조금쯤 깨달았던 것 같다.

 "20세기 소년"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 나는 열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 나오고 있는 시리즈물 중 가히 최고라며 다른 이들에게 떠벌리고 다니던(하긴, 내가 떠들어대지 않아도 다들 인정하는 눈치이긴 했지만) 이 작품에 대한 기억중 하나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외박을 나왔던 나는 복귀 직전 조금 남은 시간이 아까워 만화방에 들렀고, 거기에서 당시의 20세기 소년 최근호를 꺼내들고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어느 장면이었는지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나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군복을 입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꼴이 너무 부끄러워 어찌할 바를 몰랐었다. 그 이후로 나는 20세기 소년의 신간을 읽을 때마다 꼭 한 번씩 눈물을 흘리게 되었으니, 조금쯤은 이상한 습관 하나를 얻은 셈이다.

 "20 세기 소년"의 주인공인 켄지의 얼굴은 어딘지 다른 작품의 주인공들처럼 매력적이지 않다. 눈매 하나, 입꼬리 하나로 인물을 설명해주던 작가의 친절함이 이제는 사라져버린 걸까? 하지만 다른 인물들을 볼 때 켄지의 '低매력'(?)은 작가의 어떤 의도일 것 같은데, 그건 아마 이야기가 진행되어가면서 설명되겠지.

 어쨌든 몇 해 전 생일에 친구들에게 생떼를 써서 얻어낸 "이나중 탁구부" 전권과 황학동에서 헐값에 구한 "아즈망가" 전권과 함께 "20세기 소년"은 지금 내 책장에 꽂혀있다.


, 라는 글을 05년 6월 26일에 썼었네요.

 20권까지였던가를 모아뒀는데, 나머지는 한국판 완결편이 나온 뒤에 살 계획입니다.

 20세기 소년의 단행본을 모으면서 조금 아쉬웠던 점은 일본의 단행본 11권에 들어있다는 싱글 CD가 한국판에는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었어요. 한국판에는 만화 속의 '초대장'을 본뜬 종이쪼가리 한 장이 고작이었습니다. 일본판 11권의 싱글 CD를 구해볼까하고 검색을 하다가, 그 노래가 이미 온라인에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작년 여름의 일입니다. 검색어가 문제였는데, 'Lost Kenji Tape'으로 찾으면 되는 거였어요. 한국판 8권에 켄지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고, 노래 가사 위에 코드가 적혀있습니다. 그 코드를 기타로 쳐보며 '대강 이런 노래겠군'하고 상상했었죠. 그런데 실제는 상상했던 것보다 느리고 조용한 곡이었습니다.(노래 듣기)

 다음은 한국판 8권에서 켄지가 부르는 'Bob Lennon'의 가사와 코드를 옮긴 것입니다. 연주가 끝난 뒤에 외치는 "땡큐-!"가 중요하니까, 느낌을 잘 살려 외쳐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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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Kenji Tape


Bob Lennon


C    E    F    C

C                E               F                C
해가 저물고 어디서인지 카레 냄새가 난다
C            E         F                    C
얼마만큼 걸으면 집에 다다를 수 있을까
C      E            F             C
내가 좋아하는 그 가게의 크로켓은
C                E             F            Fm
언제나 먹던 그 맛으로 기다리고 있을까

Fm

Am    G     F     C E
지구 위에 밤이 온다
Am    G               F            C
나는 지금 집으로 바삐 걷는다

C    C

C                E                F                        C   
내년 이야기를 미리하면 도깨비가 비웃는다지
C                E                F      C
웃고 싶은 만큼 웃으라고 하면 돼
C                E             F                       C
나는 말하고 또 하련다 5년 후 10년 후의 이야기를
C             E                    F         Fm
50년 후에도 이렇게 너와 함께 있으려마고
Am    G     F     C E
지구 위에 밤이 온다
Am    G     F                      C
나는 지금 집으로 바삐 걷는다

C7    C7

D7             G7 E           Am
비가 쏟아져도 폭풍이 쳐도
D7             G7 F                              F
창이 쏟아져도 모두 집으로 돌아가자 가로막지 마라
Fm
아무도 가로막을 권리는 없어

Fm    Fm

Am    G    (F)    C E
지구 위에 밤이 온다
Am    G     F                      C E
나는 지금 집으로 바삐 걷는다
Am    G     F        C E
온 세상에 밤이 온다
Am            G        F       C E
온 세상이 집으로 돌아간다
Am    G                  F         C E
이런 하루하루가 너의 곁에서
Am       G           F            Fm
영원히 영원히 이어져 가기를

C    Em7    Am    G    F    C

땡큐-!
 

주말수염반장이 부른 'Bob Lennon' -우쿨렐레 연주


이올블로그?

수양록 2007. 7. 3. 17:59 posted by 주말수염반장


 이런저런 오류 때문에 올블로그 V3.0 beta에 대한 말이 많은 요 며칠입니다. '오늘 가장 많이 추천받은 글'에는 썬샤인 님의 '올블로그, 벌써 예전이 그리운건 나뿐인가'라는 포스트가 몇 시간째 1등을 달리고 있네요.

 개인적으로는 '딱히 나쁘달 건 없다'라고 생각하며 포스트 목록을 눈으로 훑어내리다, 좌측 상단의 올블로그 로고에 커서를 올려놓은 저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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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올블로그…?


 자세히 보니 상태 표시줄의 '11|0|올블로그'라는 글자였네요. 안 그래도 위에 링크해 둔 포스트에서 올블로그 V3.0은 '이올린의 또 다른 모습'이라는 코멘트를 본 뒤라 묘한 우연이구나, 생각했어요(이건 이올린도 아니고 올블로그도 아녀~). 오류로 인해 '블로고스피어는 지금'이 뜨지 않는 올블로그는 아무래도 이올린과 비슷한 듯도 하네요.

 하루빨리 오류가 수정되기어 올블로그의 제 모습을 찾기를 기다리겠습니다. 언젠가 지금의 암흑기(?)를 '이올블로그기'라 부르며 웃을 날이 올까요? ^ ^

(이 포스트는 어디까지나 농담입니다^^;;)


, 라는 포스트를 올리자마자 '블로고스피어는 지금'이 살아돌아왔군요. ㅎ


부분일식 실시간 중계

수양록 2007. 3. 19. 11:07 posted by 주말수염반장
 
2년 5개월만의 부분일식이 있는 날, 회사에서 눈치보아가며 찍은 사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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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57분. 오른쪽 위가 약간 일그러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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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09분. 이제 일그러진 부분이 확실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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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17분. 일터 화장실에서 몰래몰래 찍어 올리고 있습니다. 사진크기가 들쑥날쑥한 점, 양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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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31분. 서울의 최대 식 시간입니다. 이제 개가 삼키려던 태양을 "어맛 뜨거라!"하고 뱉을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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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밖에서도 한 장 찍어보았습니다. 아유, 눈부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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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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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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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12분. 이제 거의 끝나갑니다.



 자, 그리하여 우리의 태양은 원래의 모습을 되찾고 여전히 지구를 비추고 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였습니다.



불쾌한 버스 광고

수양록 2007. 3. 9. 11:26 posted by 주말수염반장

 버스로 출퇴근을 하고 있습니다. 버스가 고려대 앞을 지날 때쯤에 '투어코리아'라는 여행사의 만화 주제가같은 풍의 CM송이 나옵니다(음성광고입니다). 겨우 두세 번 들었을 때쯤에 가사가 외워졌어요.

 "회사가기 싫어
  학교가기 싫어
  여행가고 싶어
  투어닷(?)과 함께 떠나자"

 이 광고를 들을 때마다 몹시 불쾌한 기분이 됩니다. 가만히 듣고 있자면 저는 여행도 못가고 출근이나 하고 있는 무척 한심한 놈이 되어버립니다. 등교하는 학생들과 출근하는 직장인들로 가득 찬 버스 안에서 그들을 조롱하는 조의 노래를 억지로 들려주는 것입니다. 귀를 무언가로 아주 꽉 틀어막지 않는 이상, 하루에 한 번씩(그것도 아침마다) 승객들은 그 조롱을 견뎌야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노래가 시작될 때부터 '울컥'하는 기분이 되어버립니다.

 그 다음 차례는 라디오 광고입니다. 조금 전의 분노(?)를 겨우 가라앉히고 꾸벅꾸벅 졸거나 책을 읽다 보면  버스는 한성대 앞을 지납니다. 이 때 라디오에서 시보 시그널이 울립니다. 가슴이 철렁합니다.

 '앗, 늦지 않게 출발했는데 벌써 아홉시! 지각이다, 지각!'

 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쯤, "현재 시각을 알려드리는 것은 아니지만,"이라는 말로 광고가 시작되죠. 지독하군요, 지독해. 일단 관심을 끌 수만 있다면, 광고에 노출되는 사람들을 속여도 무방하다는 걸까요. 시보 시그널에 파블로프의 개처럼 반응하게 되어버린 자신도 슬펐지만,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화가 나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라디오 광고는 라디오를 꺼버리거나 다른 채널을 들으면 된다고 칩시다. 게다가 제가 예로 든 광고가 문제가 되는 것이지, 버스 안에서 라디오를 들으며 무료함을 달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긍정적인 측면으로서의 '보통 광고'들은 딱히 나쁘달 것이 없습니다(여기에는 라디오를 무척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도 조금쯤 담겨있습니다). 조금 더 불쾌한 쪽은 음성광고입니다. 버스회사는 승객을 이윤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버스는 시민들이 낸 세금의 보조를 받는만큼 공공재로서의 성격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승객들에게 광고를 듣도록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요금을 내고 탄 승객에게 광고까지 듣도록 강요하다니요! 게다가 그 광고의 내용이 승객의 불쾌감을 유발한대선 곤란하겠죠.



공연예술의 인큐베이터가 되었으면…
-'대학로복합문화공간 운영방안 수립을 위한 공개 세미나'

 오늘 오후 세 시부터 아르코미술관 3층 세미나실에서 '대학로복합문화공간 운영방안 수립을 위한 공개 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고 (주)메타기획컨설팅이 주최하였다.
 메타기획컨설팅 이승훈 대표이사의 진행으로 최준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발제 '한국 공공공연장의 역할과 대학로복합문화공간에 대한기대와 우려'와 오성호 메타기획컨설팅 수석 컨설턴트의 발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대학로복합문화공간의 미션과 활동방안'을 중심으로 하여 토론이 이루어졌다.
 최준호 교수는 "프랑스의 공공극장들은 모든 프로그래밍의 공통적인 대원칙이 극장의 기획에 있다"며 "대학로복합문화공간은 어떤 형식으로든 공연예술 제작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오성호 수석컨설턴트가 제안한 아르코극장과 대학로복합문화공간의 역할 설정 방안에 대해서는 장르별 구분은 의미가 약하다는 이유로 '우수 레파토리 : 새로운 공연예술' 쪽에 무게를 두었다. 오성호 수석 컨설턴트는 "대학로복합문화공간은 국내 타 공연장에서는 수행하고 있지 않는 Connecting의 역할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것과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작품을 중심으로 하는 컨템포러리적인 경향을 수용하며, 창작/실험적인 레퍼토리를 개발하고 가능성 있는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공연"할 것을 제안했다.
 토론 참석자들은 완공 후의 운영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철리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예술감독은 "극장 자체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아니다. 건립 후 운영에도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Connecting' 기능에 대해서는 "많은 축제들이 커넥팅을 하고 있다. 대학로복합문화공간이 그 역할을 한다면, 그간 커넥팅을 하던 조직에 대한 지원은 끊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남겼다. 이종호 SI Dance 예술감독은 "외부단체와의 긴밀한 관계가 중요하다. 운영 인력에 대해 고려해야 할 것이다"라며 "아르코극장과 대학로복합문화공간이 창작자들의 창작의욕을 북돋우는 공연장이 되"기를 희망했다.
 이진식 문화관광부 예술국 공연예술팀장은 운영 이전의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며 "다른 공연장들은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있나 살펴보아야 한다. 공연장끼리는 상충하면 안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공연생태계에서 건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략과 포지셔닝이 필요하다. 다른 공연장의 관객을 빼앗는 블랙홀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커넥팅을 통해 소극장들과 상생의 관계를 이루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준호 교수는 "애초에 '쟝르'를 위한 공연장이 아니었고 제대로 된 '공연'을 올릴 수 있는 공연장이 필요했다. 없어져도 될 극장들이 전체의 질을 낮추고 관객들을 몰아내고 있다. 살아남고 싶으면 노력을 해야 한다. 나머지는 없어져도 상관없다"며 다소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양효석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진흥실장은 "이번 세미나는 운영주체나 재원에 대한 논의의 자리가 아니라 방법만을 논하는 자리"라며"대학로복합문화공간이 공연예술의 인큐베이팅의 기능을 가지길 바란다. 가능성을 보이는 공연을 타 지역과 공연장에 공급할 수 있는 산실이 되길 희망한다"는 말로 토론을 마무리 지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건립을 추진하는 대학로복합문화공간은 중극장(460석)과 소극장(250석) 등의 공연시설과 상업시설로 지어진다. 지난 해 8월에 착공하여 2008년 7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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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수양록 2007. 2. 10. 13:34 posted by 주말수염반장


 동생이 사흘동안 외박을 했다. 물론 가출은 아니어서, 회사일을 마치고 돌아와보면 그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말하자면, 동생은 보리차를 끓여놓았다. 끓여진 보리차가 담긴 냄비가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져 있었다. 나간지 한참이 지난듯, 냄비는 싸늘했다.

 동생은 보리차를 끓여놓고, 나는 그것을 PET병에 옮겨담는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PET병에 담긴 보리차는 줄어들어 있었고, 냄비에는 새로 끓인 보리차가 담겨 있었다. 나는 다시 그것을 PET병에 옮겨담았다. 얼굴을 전혀 보지 못한 사흘간, 우리는 물을 통해 서로의 안녕을 확인한 셈이다.

 마침내, 동생이 돌아왔다. 어제 밤이었다. 자취방을 새로 구한 친구와 사흘간 함께 지냈단다. "친절한 금자씨"를 보던 나는 잠시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여줬다. 냉장고에 넣어둔 두부가 상하지 않았을까, 걱정되었다.